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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한 스푼

펭귄효과 - 니가하니까 나도 할래!

by Blue오션 2023. 11. 1.

남극에 서식하고 있는 펭귄을 잘 살펴보면 한 가지 재밌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맨 앞에 서 있는 펭귄 한 마리가 바다에 뛰어들면 잠시 후 나머지 펭귄들도

그 펭귄을 따라 모두 다이브하는 것이지요. 줄줄이 다이빙하는 것이  정말 재밌습니다.

 

사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빙하 끝자락에 펭귄 떼가 옹기종기 모여 바닥에 들어갈까 말까

주저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펭귄은 조류이지만 날지 못하기 때문에 바닷속에 들어가야만 먹이를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닷속에는 바다사자, 상어, 범고래 등 펭귄의 천적들이 숨어 있을 수 있어

선뜻 바다에 뛰어들지 못하고 주저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용감한 펭귄 한마리가 바다로 뛰어내려 무사히 먹이를 찾아오면 

그제서야 다른 펭귄들도 너도나도 바다에 뛰어드는 것입니다.

 

참고로 펭귄들은 남극에 살고 있으며, 펭귄들의 먹잇감은 오징어, 물고기, 크릴 새우 등 물 속에 사는 동물들 입니다.

또한, 펭귄은 수컷이 더 적어서 짝짓기 철이되면 수컷 한 마리를 두고 암컷 여러 마리가 싸우는

지구 상의 보기 드문 종 가운데 하나입니다(매우 부럽다ㅠㅠ)

펭귄 중에서도 황제펭귄은 가장 큰 종이며, 성체는 키가 약 1.2미터, 35킬로그램 이상의 덩치를 가집니다. 

이에 반해 쇠푸른펭귄은 키 약 40센티미터에 몸무게는 1킬로그램에 불과합니다

덩치가 클수록 펭귄은 더욱 추운 지방에 서식하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펭귄의 독특한 행태는 사람의 행동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행동경제학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후 행동경제학자들은 많은 연구 끝에 펭귄효과라는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펭귄효과란, 한 사람이 특정 제품을 구입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 제품을 앞다퉈 구매하는 걸 뜻합니다.

펭귄 한 마리가 물에 뛰어들면 다른 펭귄들도 덩달아 뛰어들듯이,

사람들이 소비를 할 때도 한 사람의 구매가 다른 사람의 구매를 초래한다는 것이지요.

 

대다수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할 때 다소 주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 제품의 품질이나 가성비와 같은 제품의 가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갑의 돈을 선뜻 꺼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성비가 떨어지는 제품을 구입하거나 다른 사람의 제품을 무작정 따라사게 되면 

'호구' 취급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망설일 때, 누군가 나서서 제품을 구입하고

나머지 사람들도 구매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펭귄효과라고 합니다.

펭귄효과는 우리 속담의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펭귄 무리 중에서 가장 첫 번째로 물에 뛰어드는 펭귄을 뭐라고 할까요?

바로 '퍼스트 펭귄'입니다.

퍼스트 펭귄이라는 용어는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컴퓨터공학과 교수인

랜디 포시가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입니다. 

퍼스트 펭귄은 위험하고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용기를 내어 제일 먼저 도전하고,

다른 이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이끄는 리더쉽과 용기를 지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선구자를 말하는 셈이지요

 

기업의 관점에서 보자면 퍼스트 펭귄은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기업인들을 말합니다.

기업가 정신은 때로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계속 혁신해 나가면서 기업활동을 야심있게

펼치는 기업가 고유의 가치관을 말합니다.

대한민국은 한때 기업가 정신의 모범국가로 꼽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야심찬 기업가 정신은 사라지고 비관론의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국가 경제발전에 있어서 퍼스트 펭귄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기업입니다.

한국경제가 현재 위기를 극복하려면 기업인이 도전정신을 발휘하는 야심 찬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합니다.

밖으로는 더욱 격렬해질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과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자국 우선주의 등 격동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야 하는 게 우리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다소 거창해보이지만 퍼스트 펭귄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영화배우나 아이돌 가수 등 연예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일반소비자들은 이들 유명인이 추천하는 제품을 쉽게 따라서 구매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다보니 많은 기업이 드라마에 신제품을 협찬하거나 인기 SNS 인플루언서들에게

제품을 보내 사용 후기를 올리는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즉,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좋은 제품'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자 노력하는 것이지요.

 

과거 펭귄효과의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했던 노스페이스 패딩입니다.

거의 교복처럼 누구나 해당 제품의 패딩을 입고 있었고, 이것은 등산복 열풍으로 번져

노스페이스를 퍼스트 펭귄으로 하여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게 됩니다.

 

또한, 경제 상황에서도 펭귄효과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비트코인'입니다.

비트코인이 갑자기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떼돈을 벌게 되었다는 기사와 소문을 보면서

너도나도 분석과 통찰력 없이 무지성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하게 됩니다.

이 또한 펭귄효과의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펭귄효과는 군중심리에 호소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밴드왜건 효과'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펭귄효과나 밴드왜건효과는 어떤 상황이나 상품을 치밀하게 분석한 선택인 아니라

다른 이의 선택에 무차별적으로 휩쓸리게 만드는 쏠림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막기 위해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자세와 용기 못지 않게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안목과 판단력이 필요합니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묻지마 투자'로 깡통을 차거나, 한강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