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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한 스푼

디지털화폐 -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돈

by Blue오션 2023. 11. 5.

 

최근 우리나라 경제를 뒤흔드는 화두 가운데 하나가 디지털화폐입니다.

디지털화폐는 디지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화폐,

즉 손으로 만질 수 없는 돈입니다.

그렇다면 디지털화폐는 전자화폐와 어떻게 차이가 날까요?

전자화폐는 은행에 예금한 내 돈을 전자 기능을 활용해 핸드폰이나

다른 단말기에 저장한 후 사용하는 화폐입니다.

가장 쉬운 예는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와 같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마치 현금처럼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비해 디지털화폐는 크게 가상화폐(Virtual Currency)와 암호화폐(Cryptocurrency)로 나눕니다.

가상화폐는 중앙은행 등 정부가 통제하지 않는 디지털화폐의 한 종류입니다.

가상화폐는 화폐 개발자가 발행하고 관리하며 특정한 가상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화폐를 뜻합니다.

가상화폐의 가장 쉬운 예는 인터넷 쿠폰, 모바일 쿠폰, 게임 머니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암호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하지 않고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을 사용해 디지털화폐를 

암호화하고 특정한 네트워크에서 화폐로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상화폐와 암호화폐는 모두 중앙은행이 발행하거나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이 대표적인 공통점입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화폐를 암호화한다는 점이

가상화폐와 차별성을 보이는 대목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쓰인 가장 대표적인 암호화폐가 비트코인(Bitcoin)입니다.

2009년부터 발행된 비트코인은 성능 좋은 컴퓨터로 수학 문제를 풀면 대가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얻는 과정을 광산업에 빗대어 '캔다'라고 하고,

비트코인을 만드는 사람을 '마이너'(Miner,광부)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트코인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상점이 거래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일상생활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이더리움, 리플 등

다른 암호화폐도 국내에 등장해 암호화폐 열풍을 일궈내고 있습니다.

 

가상화폐와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막대하지만 이들 화폐가 법정화폐(Legal Tender)의

지위를 얻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법정화폐는 나라의 법으로 강제통용력을 가진 화폐를 말합니다. 강제통용력은 '법에 따라 지불수단으로

사용되는 힘'을 말합니다. 더 쉽게 설명하면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화폐가 강제통용력을 

갖고있어 국내 어디에서도 이 화폐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또한 화폐가 장난으로 제조되고 어느 한 사람의 말에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황당함도 없어야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도지코인(Dogecoin)'입니다.

 

미국 정보기술(IT) 업체 IBM 소속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2013년 장난으로 만든

도지코인은 당시 일본의 대표적인 개인 시바견에서 착안해 만든 코인입니다.

도지코인은 처음 등장했을 때 특별한 기능 없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화폐였습니다.

그런데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달에 가져가겠다"

라는 황당한 발언을 해 가격이 하루에 800%이상 급등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머스크의 '입방정'으로 2021년 5월 시가총액이 무려 853억 달러(약 97조원)으로 치솟은 도지코인은

2021년 5월8일 미국 유명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한 머스크의

"도지코인은 사기"라는 말로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머스크 말 한마디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게 암호화폐의 현 주소인 셈입니다.

문제는 가상화폐와 암호화폐의 불안정성이 드러나고 있지만 여기에 투자한 개미들을 

지켜줄 곳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들 화폐를 발행하고 감독하는 곳이 중앙은행이 아니기 때문이죠.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국가 고유의 영역인 화폐 발행 문제를 두고 민간기업이 가상화폐와 암호화폐  등

디지털화폐를 만들어 돈을 번다는 사실을 쉽게 용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각국 중앙은행도 최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발행하기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즉, 기존 화폐 기능을 보완하거나 대체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잠시 디지털화폐들의 종류와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며 법정화폐의 지위를 가지고 있고, 디지털위안화(DCEP)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리고 전자화폐는 민간이 발행하며 지급보증이 있고, 기존 통화에 계산단위가 고정 또는 연동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알리페이, M페사가 있습니다.

또한, i머니라고 하는 것 역시 민간이 발행하지만 지급보증은 없습니다.

i머니는 금과 유가증권 등 자산과 연동되어있으며, 노벰과 리브라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암호화폐는 비은행권이 발행하고 지급보증이 없으며, 독자적인 계산 단위를 갖고있습니다.

우리가 잘아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바로 여기에 속합니다.

b머니는 상업은행에서 발행하며 정부가 지급보증을 합니다. 

현재 은행권에서 도입한 상태이며, 직불카드와 수표가 바로 그것입니다.

 

중국과 미국 등이 CBDC 도입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2020년 10월 광둥성 선전에서 중국판 CBDC인 'DCEP'를 발행해

중국 28개 도시에서 수백만명을 대상으로 사용 실험 중입니다.

중국은 이 실험 결과를 토대로 2021년 6월1일부터 디지털 위안화 사용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했습니다.

 

한국은행도 디지털화폐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CBDC 발행에 따른

문제를 점검하는 모의시험에 돌입했습니다.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민간 디지털화폐에 맞서

각국 정부가 CBDC를 발행하면 민간 디지털화폐업체가 존립을 위협당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