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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한 스푼

골디락스 - 고성장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현상

by Blue오션 2023. 10. 18.

우화 -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

골디락스란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오르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용어입니다.

대부분은 경제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여 우리들의 연봉, 월급이 올라가면 물가도 같이 올라가고

소득이 떨어지게 되면 물가도 같이 하락하는데, 경제가 성장하는데도 물가는 오르지 않는다?

이런 매우 환영할만한 상황을 "골디락스"라고 합니다.

 

골디락스는 영어로 Goldilocks라고 쓰는데,

이것은  Gold(금) + Lock(머리카락)을 합친 말로, '금발머리'라는 뜻의 용어입니다.

그렇다면 경제와 금발머리가 대체 무슨 상관인가? 왜 이렇게 용어를 지칭하는 것인가?

골디락스는 영국의 낭만파 시인으로 유명한 로버트 사우디(Robert Southey, 1774~1843)가

1837년에 쓴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라는 동화에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이 동화는 우리나라에서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아주 유명한 동화입니다.

 

이 동화의 주인공인 금발머리를 가진 소녀 "골디락스"는 숲 속을 헤메다 뜻밖에도 곰 세 마리가 사는 집을 찾아냅니다.

그 집에는 원래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이렇게 세 마리가 살고 있었으나

골디락스가 왔을 때는 때마침 모두 외출했습니다.

집 안을 구경하던 골디락스는 식탁 위에 놓여진 수프 세 접시를 보게 됩니다.

 

첫 번째 수프는 너무 뜨거워서 먹을 수가 없었고, 두 번째 수프는 너무 차가워서 먹을 수가 없었지만,

세 번째 수프는 너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딱 적당한 정도라서 금발머리 소녀는 세 번째 수프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숲속을 거닐다 배고픔에 지쳤던 골디락스는 적당히 따뜻한 세 번째 수프를 먹자 피곤이 몰려들었고,

거실로 이동하자 세 개의 의자가 있었는데 첫 번째 의자는 너무 컸고, 두 번째 의자는 너무 작아서 앉을 수 없었기에

이번에도 골디락스는 크기가 딱 맞는 세 번째 의자에 앉았지만 그대로 의자는 부서져 버렸습니다.

골디락스는 하는 수 없이 지친 몸을 움직여 침실로 이동하였지만 첫 번째 침대는 너무 딱딱하였고,

두 번째 침대는 너무 푹신하였기에 잠 들수가 없었기에 이번에도 딱 좋은 세 번째 침대에서 잠들었습니다.

 

그 후 외출에도 돌아온 곰 세 마리는 다른 사람이 건드린 흔적이 있는 죽과 비어있는 그릇을 보게 되었습니다.

뒤이어 곰 세 마리는 누군가 거실 의자에 앉았던 흔적과 부서진 의자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곰 세 마리는 누군가 침대에 누웠던 흔적과 아기곰 침대에서 자고 있는 골디락스를 발견합니다.

당황하고 있는 곰 들의 소리에 깨어난 골디락스는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하고 뒤도 보지 않고 도망친다는 동화입니다.

(여담이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곰 세 마리 동요가 이 동화를 모티브로 한다고 하는군요 ㅎㅎ)

 

이 동화의 줄거리는 경제와 연관지어 의미하는 바가 많습니다. 먼저, 골디락스가 좋아한 세 번째(적당히 따뜻한) 수프는

경제 상태로 보자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호황'을 의미합니다.  

경제 성장은 계속되지만 물가는 오르지 않는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좋은 상태인 것이지요.

그리고 골디락스를 위협한 곰 세 마리는 글로벌 경제를 위태하기 만드는

인플레이션(차후에 포스팅하여 다뤄보겠습니다^^), 고유가, 부동산 거품을 뜻합니다.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골디락스 경제' (Goldilocks Economy) 라고 얘기하는 시기가 있는데, 

2015년의 미국 경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지속됐던 호황을 흔히 '골디락스 경제' 라고 말합니다.

1980년대 일본도 대표적인 호황기였으나, 주택과 같은 부동산 가격이 높은 시기라 골디락스 경제는 아닙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골디락스란 용어를 경제 분야에서 빈번하게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당시 미국의 경제 상황은 몇 년 간 3~4%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저실업률과 저인플레이션 상태를 유지하는 보기 드문 호황기였습니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 시기 미국의 경제를 골디락스 혹은 골디락스 경제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때의 미국은 IT, 바이오 기술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이 대두되며 생산성이 증가하여

물가 상승 없이도 높은 경제성장이 가능했습니다. 한편 영국의 'Financial Times'는 2004년 중국이 8.5~10.5%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면서도 물가를 비슷하게 유지하여 중국이 골디락스 경제 상황이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미국에서 골디락스 경제가 발생한 이유는 많지만 그 중 하나는 '중국'입니다. 

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에서는 저렴한 물건을 해외에 대량으로 공급하며

세계 '근원물가지수'(Core Inflation)를 억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근원물가지수는 식량과 에너지의 물가를 제외한 다른 물건들의 물가 수준을 분석한 지수입니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물건 값이 저렴하니 골디락스 경제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골디락스를 응용한 판매 방법도 있습니다.물건 값이 아주 비싼 상품, 중간 정도 가격의 상품, 아주 값싼 상품을 함께 전시하여서중간 정도 가격의 상품을 선택하도록 하는 판매 기법이 있는데, 이 중간 정도 가격의 상품을'골디락스 가격'이라고 합니다.보통의 사람들은 극단적인 것 보다는 평균값을 선택하려는 심리를 이용한 판매 기법이라고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대량 판매 대상인 정장이 한 벌당 30만원 내외이지만 10만원 정도의 저가 정장과 100만원 이상의

고가 정장을 같이 판매하는데, 이는 고가의 정장을 판매할 의도보다는 중간 가격의 정장을 많이 팔려는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