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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한 스푼

동학개미운동 -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사수하라!

by Blue오션 2023. 11. 4.

 

최근 국내 증권시장에 흥미로운 용어가 등장하였습니다.

동학개미와 서학개미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동학', '서학' 그리고 '개미'는 각각 무슨 뜻일까요?

우선 '개미'는 주식시장에서 개인적으로 투자하는 사람, 즉 개인 투자자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동학'과 '서학'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동학개미에서 '동학'은 동학농민운동을 뜻합니다.

동학은 경상북도 경주의 몰락한 양반 출신 최제우가 유교,불교,도교를 융합해서

1860년에 만든 민족종교입니다. 동학은 '인내천', 사람이 곧 하늘이다를 주장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한 민족종교입니다.

 

조선시대 고종 31년인 1894년, 지방 군수의 수탈과 횡포에 맞서 농민과 동학교도가

힘을 모아 혁명을 일으킨 것이 동학농민운동입니다.

당시 조선사회를 지배한 신분질서를 타파하려는 반(反) 봉건과 반외세 성격을 띤 농민운동입니다.

동학이 당시 조선시대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었듯이

국내 주식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설상가상으로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매물을 대거 쏟아내

시장이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식시장에 쏟아지는 매물을 사들여

주식시장을 지탱한 개인 투자자들을 가르쳐 동학개미라고 부릅니다.

 

쏟아지는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는 개인투투자들의 모습이

마치 동학농민혁명을 연상시켜 생긴 말입니다.

이를 잘 보여주듯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3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쏟아낸 매물의 90%를

동학개미들이 사들였습니다. 아마도 동학개미들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국내주식시장은 회복하기 힘든 지경까지 추락했을지도 모릅니다.

자칫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뻔했던 국내 주식시장은 동학개미 덕분에 활력을 되찾았으며

이에 따라 증권사는 장사를 잘해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반면, 위기상황에서도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개미들의 야성적인 충동은 동학개미로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 등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 서학개미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서학개미들이 주로 사들이는 종목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등 성장주 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장주는 수익증가율이 높은 기업의 주식을 말합니다.

전기차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industry), 인터넷(Internet), 게임(Game) 관련 종목은

머리글자를 따서 'BBIG' 종목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BBIG 종목이 서학개미의 러브콜을 받는 배경에는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첨단기술 기업을 비롯해

친환경 무공해 전기자동차 시대 개막에 따른 전기차 제조업체 그리고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기업이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학개미 가운데는 미국 증시 외에 유럽 증권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2021년 5월말 기준으로 서학개미가 유럽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 2억9000만 달러로,

약 3,233억원에 달하는 모습입니다.

 

삼성증권이 2021년 3월31일, 향후 유망 투자지역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2000명에 이르는 서학개미 가운데 70%가 최대 유망투자 지역으로 미국을 꼽았고

중국 17%, 유럽 9%, 신흥시장이 3%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는 갈수록 늘어날 태세입니다.

 

그렇다면 동학개미, 서학개미 등 개미 투자자들이 급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동학개미의 등장은 개미들의 애국심이 주된 요인이지만 더욱 근본적인 이유를

따져보면 세계 주요국을 엄습한 초저금리 시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기준금리를 과감하게 내린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내수 등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조치였습니다.

 

우리나라에 동학개미와 서학개미가 있다면 미국은 초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에 투자하는 로빈후더 일본 개인투자자 닌자개미,

중국 청년부추 등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동학개미의 투자전략도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찰됩니다.

국내 기준금리가 2022년 12월 기준 3.25%로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준금리는 2021년과 비교해 2022년 한 해에만 무려 2.25%포인트가 폭등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이처럼 기준금리를 크게 올린 배경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린 데 따른 것입니다.

Fed는 2022년 5월까지만 해도 기준금리를 1.00%로 유지했지만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불과 6개월만인 2022년 11월에는 기준금리가 4.00%로 무려 3.00%포인트 올리는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한 번에 금리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취하는게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미국 내 치솟는 물가 상승에 맞서 Fed가 한 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도 아닌 한 번에 금리 0.75%포인트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겁니다.

이에 따라 동학개미는 증시 약세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저축성 예금으로

옮겨가는 '자산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