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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한 스푼

유동성 - 쓸 수 있는 돈의 정도

by Blue오션 2023. 10. 20.

우리는 경제뉴스나 신문, 잡지, 기업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용어 중 하나가 바로 '유동성'이 아닐까 합니다.

유동성은 영어로는 liquidity이며, 한자 뜻을 보자면 流(흐를 유) 動(움직일 동) 性(성품 성)으로

'흘러 움직이는 성질'의 뜻입니다.

경제 상황에 적용하자면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 가진 자산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입니다.

개인이나 기업은 원하는 것을 구매할 때, 원하는 곳 원하는 시기에 투자할 때 현금을 쓸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유동성은 원하는 타이밍에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럼 기업에게 유동성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기업에게 유동성은 빌린 돈을 갚을 때 등에 그 시기에 맞춰 자금을 만드는 능력입니다.

기업이 만약 유동성이 부족하다면 빌린 돈을 못 갚거나, 구입하려는 때에 돈을 지불하지 못합니다.

이를 '신용경색', '자금경색'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결국 돈이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옛날처럼 화폐가 없어 물물교환하던 시대에서는 '갑'이 '을'에게 어떤 것을 사려고 할 때 욕구의 일치 문제가 있습니다.

갑이 판매하려는 상품을 을도 구입을 하려고 해야 하고, 역으로 을이 판매하는 물건을 갑도 구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갑,을 양쪽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화폐'라는 것이 필요했고, 

화폐는 가격이나 가치의 변화가 가급적 없어야 좋습니다. 가령, 사탕 1개가 1500원이었다가 사탕 1개가 2000원으로 오르는 경우를 가정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만약 화폐의 가치가 절반으로 하락하여 사탕 1개 가격이 오른 것이라면 실제 사탕의 가치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또한, 화폐와 상품을 교환하는 것은 쉽지만, 사과를 내가 원하는 것과 직접 교환하려면 운반 비용이나 부패의 우려가 있으며, 내 사과를 사줄 사람을 찾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렇게 물물 교환하는 상황에서 가치의 손실이 많은 것을 ‘유동성이 낮다’, 가치의 손실이 적은 것을 ‘유동성 높다’고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자산 그 자체의 가치가 얼마나 확실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거래 규모가 얼마나 크게 형성 되었는 지에 따라 다릅니다.

 

그리고 금융거래에서 유동성은 얼마나 빠르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지도 의미합니다.

내 자산이 1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온전히 그 돈을 갖고 있는 것과

남에게 300만원을 빌려주고 700만원만 갖고 있는 것은 유동성에 차이가 있습니다.

비록 내 자산은 똑같이 1000만원이지만, 남에게 빌려준 돈은 다시 받아와서 쓸 수 있으니 유동성이 낮죠.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돈을 빌린 사람은 갚을 때 이자 외에도 '유동성 프리미엄'이란 것을 더 얹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채권을 사거나 만기 적금을 들 때 기간이 길어지면 이자가 높은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보통의 경우 이자가 낮아지면 개인이나 기업은 투자에 돈을 더 쓰게 됩니다.

이자가 낮으면 돈을 더 많이 빌리려고 할 것이고, 그 돈을 활용하여 투자에 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가에서 이자를 낮추고 시장에 유통되는 현금의 양을 늘려도 소비가 늘어나지 않고

투자심리도 얼어붙어 경제가 침체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것은 경제 상황이 불안하여 개인이나 기업이나 현금을 쓰지않고 계좌, 금고에만 쌓아두면서

투자나 소비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자를 낮춰도 소비나 투자의 확대로 연결되지 않아 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이라고 합니다.

유동성 함정이란 시중에 쓸 수 있는 돈, 현금이 많아졌는데도

기업이 일자리 창출, 투자, 생산을 하지 않고 개인들도 소비를 하지 않아 마침 함정에 빠진 것처럼

경제 역동성이 감소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흔히 유동성이 좋지 않은 자산은 금속(귀금속 제외)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리 1톤을 가지고 있다고 할 때 이것을 팔아서 바로 현금화하기가 매우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건물, 주택과 같은 부동산도 이처럼 바로 판매하기가 어려워서 유동성이 매우 낮은 자산으로 얘기됩니다.

 

주식은 보통 그 거래량을 통해 유동성이 좋은 지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거래량이 많다는 것은 내가 가진 주식을 사줄 사람이 많으니 내가 원하는 가격에 내가 원하는 시기에 팔기가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에 비해 통지예금은 유동성이 낮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바로 현금으로 뽑아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거래하는 은행에 해지를 요청을 하면 대부분 1영업일 이상

걸려야 해결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좀 더 유동성이 좋다는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또한 원할 때 현금으로 인출할 수 없고, 

적금담보대출이나 계좌해지를 통해 추가적인 수수료를 내야(ㅠㅠ) 현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요구불예금(저축예금이나 보통예금), 그리고 자기앞수표 부터는 유동성이 좋다고 평가 받습니다.

물론 이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죠.

 

그리고 유동성이 가장 높은 자산으로 평가 받는 것은 현금입니다.

내가 원할 때 그냥 써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유동성이 좋은 순서를 정리해보자면,

 

현금 >> 요구불예금 >> 정기예,적금 >> 통지예금 >> 주식 >>> 금속(자원)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할인율을 높게 정할수록 같은 자산이라도 유동성이 높아지므로, 자산끼리 유동성을 비교할 때는

할인율이 없으면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상품권을 판매할 때 10만원 상품권을 8만원에 판매하는 것보다

10만원 상품권을 5만원에 판매하는 것이 유동성 훨씬 높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