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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한 스푼

출구전략 - 돈 잔치는 이제 그만!

by Blue오션 2023. 10. 21.

신문기사에서 흔히 '출구전략'이란 용어를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출구는 '밖으로 나가는 문'을 의미합니다.

출구전략은 원래 군대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부대를 무사히 전선에서 퇴각시키는 시나리오 입니다.

대체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용어를 사용한 것은 베트남전쟁때로, 미국 국방부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길 가능성이 없어보이는 전쟁에서 병력과 보급품 등의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군대를 베트남에서 철수시키는 전략에서 시작됐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 또는 테러와의 전쟁에서도 쓰이기도 했습니다.

 

군사 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출구전략을 매우 필요합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경기침체 중인 위기 상황을 빠져나가는데 쓰는 정책입니다.

나쁜 상황에서 군대를 철수시키는 것처럼, 비상 상황에서 벗어나 경제 상황을

좋았던 당시로 되돌리는 것을 말합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는 미국 금융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매우 나쁜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로 인해 각국 정부는 경제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이자(금리)를 낮추고,

정부가 지출을 늘리고 각종 세금은 적게 걷는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이러한 강도높은 조치를 통해서 기업과 개인이 돈을 소비하도록 유도하여

다시 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목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조치를 그만두고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바로 출구전략입니다.

기업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풀었던 규제는 다시 강화하고,

세금과 이자를 다시 높이고, 정부의 지출은 축소하는 것입니다.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베풀어온 각종 혜택과 정책을 왜 그만두고 원래대로 돌아갈까요?

그 이유는 정부 지출을 늘리고, 세금을 낮추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출구전략을 실시하지 않고 계속 미루게 되면 국가 재정이 파탄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구사할 수 있는 출구전략 중에서 가장 확실하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자(금리)를 낮췄으니,

개인과 기업은 은행에서 많은 돈을 빌려 쓰고, 정부는 지출을 늘렸으니

시중에 돈이 과도하게 유통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각 국이 돈을 풀어서(양적완화) 경제를 살리는 

경기부양책을 추진한 데 따른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시중에 유동성(현금)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물가가 뛰어오르는

인플레이션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게 됐습니다.

그러니 이 부작용의 원인인 낮은 금리를 다시 올려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죠.

 

 

다만, 출구전략도 여느 경제정책들과 똑같이 부작용이나 위험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가령, 정부에서 시중에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돈을 풀어 놓았으나,

그 결과를 보기도 전에 출구전략을 사용하면, 경제회복 정책의 의미가 사라지게 되고

너무 늦게 실시하면 부작용들(인플레이션 등)이 생기므로 시행 시기를 잘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사실 출구전략의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을 언제 실시하는 것이냐 입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상술한 것과 같이 시중에 유동성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해왔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언제 이런 정책을 중단하고 출구전략을 실시할 것인지

모든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자국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2013년 하반기 미국의 경제가 회복되었다는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벤 버냉키 의장은 '테이퍼링'을 언급했습니다.

2013년 5월, Fed의 벤 버냉키 의장은 "경제 회복에 대한 지속가능성이 확신된다면 채권 매입 속도를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테이퍼링이란 용어가 유명해졌으며, 한편 이와 같은 연방준비위원회의 테이퍼링 언급으로 인해

시중에 달러의 유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달러의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여

신흥국들의 환율과 증시가 불안정하게 요동쳤는데 이를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라고 부릅니다.

 

테이퍼링(tapering)은 '축소', '감축', '악화'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며,

'끝이 뾰족한', '점점 가늘어지는'의 뜻을 가진 taper의 동명사형입니다. 

점차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끝내겠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지요.

스포츠에서는 강도높은 훈련을 하던 선수들이 대회를 앞두고 훈련 강도를 낮추는 의미로

이 용어를 쓰기도 합니다.

그렇게 미국은 2014년부터 양적완화의 규모를 줄이다가 2014년 10월에

드디어 완전한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미국은 `21년 1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고

2022년에 빅스텝, 울트라 스텝 등 기준금리를 여러차례에 걸쳐 크게 인상했지만 

다양한 악재들이 발생하여 전 세계의 물가가 폭등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출구전략은 기업의 경영 마인드에도 자주 보입니다.

기업에게 출구전략이란, 적자가 계속해서 쌓이고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때

더 큰 적자 및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사업을 매각하거나 중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017년 중국에 상주하고 있던 국내 기업들이 사드 사태 때문에 철수한 사례,

미국의 의류브랜드 아베크롬비가 2013년 서울에 처음 진출했으나 2016년 사업을 종료하고

우리나라에서 철수한 것, 미국의 월마트가 1998년 우리나라에 진출했으나 2006년 철수한 것 등

여러가지 출구전략 사례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