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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한 스푼

지주회사 - 계열사 중 최종보스?

by Blue오션 2023. 11. 14.

 

지주회사는 영어로 Holding Company라고 하며, 신문에서 꽤나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지주는 말 그대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지주회사는 '자회사나 다른 회사 주식을 갖고 그 회사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를 뜻합니다.

 

우리나라의 상법에서도 지주회사를 일반 기업과 달리 '다른 회사 주식을 보유해 사업활동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업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지주회사를 '지배회사'혹은 '모(母)회사'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지주회사가 밑에 거느리는 회사를 '자(子)회사'라고 합니다.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경영전략 수립과 운용에도 일정한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투자 목적으로 자회사나 다른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지요.

 

지주회사는 19세기 말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미국정부가 대기업끼리 담합해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규제하자 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한 것입니다. 그 후 지주회사의 장점이 많이 드러나면서 현재는 전 세계적인

기업 경영방식으로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자회사를 많이 두고 그 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자칫 경제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주회사 제도를 금지하다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지주회사 설립이 허용됐습니다.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지분관계가 복잡하지 않아 지분을 떼어 팔기도 쉽고,

사기도 쉬운 지주회사 제도가 부실기업을 정리하기도 쉽고 기업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점이 인정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지주회사의 종류는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오로지 자회사 경영권만 갖는 '순수지주회사'이고 다른 하나는 영업과 생산이라는

기본적인 사업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특정계열사를 자회사로 거느리는 '사업지주회사'입니다.

이외에 아직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았찌만 사실상 지주회사처럼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준(準)지주회사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순수지주회사는 영업이나 생산활동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익을 내고 무엇으로 먹고 살까요?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율만큼 자회사로부터 얻는 배당수익과 지분법평가이익,

브랜드나 로열티 수입으로 먹고 삽니다.

기업들이 앞다퉈 지주회사 방식을 도입하는 이유는 지주회사가 되면 경영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그룹체제에서는 A사가 B사 지분을 소유하고, B사는 C사, C사는 다시 A사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로

서로 돌아가며 지분을 보유(순환출자)하는데, 이럴 경우 한 계열사 실적이 나쁘면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나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면 지주회사→자회사로 

지분구조가 명확해지고, 자회사들도 같은 지주회사의 우산 아래 있는 다른 자회사에 대해 

출자하는 부담없이 오로지 자신의 고유사업에만 매진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주회사 체제는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주가를 올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기업투명성이 좋아지면서 투자효율성도 함께 개선되기 때문입니다.

세계적 자산운용사 UBS가 온미디어, 태평양, 대웅, LG, 농심, 풀무원 등 시가총액 1500억원이 넘는

국내 지주회사 9곳의 주가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후 1년간 43%가량

늘었으며, 주가수익률도 시장평균보다 9%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지주회사 체제는 돈이 너무 많이 들고, 자칫 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지주회사를 설립한 후 모든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확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며,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영역을 나눌 경우, 그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지주회사로의 탈바꿈을 공식발표했습니다.

이후 꾸준한 검토가 이어졌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되면서

일시중단 되었으나 2022년 8월15일 복권을 통해 경영 족쇄가 풀린만큼 

세계 초우량 기업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이재용 회장의 행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할 통과 의례입니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해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지주회사 전환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로 지주회사 전환이 유력하게 꼽히는 또 다른 이유로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손꼽힙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2020년 2월 외부 독립기구로 출범한 준법감시위원회를 통해

약 2년간 경영권 승계 문제, 노사문제, 시민사회 소통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2021년 8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체제인

(주)삼성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는 삼성그룹을 총괄하는 새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방식이 아닌 완전히 (주)삼성 지주사 체제로 만들어

기업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단 얘기입니다.

아직은 전망 수준에 머물러 있는 지주회사 (주)삼성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