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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한 스푼

스포츠와 비즈니스 - 명명권 계약(네이밍 스폰서)

by Blue오션 2023. 11. 19.

 

이번에는 프로스포츠에서 많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 명명권 비즈니스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국 텍사스주의 대표 도시 휴스턴(Houston).

이 지역에서 뉴욕 양키스가 처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정규시즌 경기가 펼친

<미닛메이드 파크>(Minute Maid Park)의 입구에는 개장 전부터 팬들로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입장자들에게는 'I was there'(나는 그곳에 있었다)라고 쓰인 기념 포스터가 배포되었습니다.

 

휴스턴은 인구가 미국에서 4위에 해당하는 대도시로 특히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산업이 발전했습니다.

항공우주국(NASA)으로 대표되는 우주센터가 있는 도시로도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한편, 휴스턴과 야구의 역사는 의외로 짧아서, 애스트로스 팀은 1962년 Colt 45라는 팀명으로

MLB(메이저리그 베이스볼, 미국프로야구 기구)에 가입했습니다.

Colt 45라는 이름은, 지역 내에 위치하고 있던 권총 메이커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그로부터 3년 후, 현재의 '우주비행사'를 뜻하는 애스트로스로 구단명을 변경하게 됩니다.

 

휴스턴은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모기와 파리가 대량발생하기 때문에,

1965년 전 세계에서 최초로 돔구장(Dome, 지붕이 덮인 형태의 경기장)을 건설했습니다.

그 당시는 '돔구장' 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막연한 동경 의식 속에,

피라미드 등의 세계 7대 불가사의와 나란히 <세계8대 불가사의>라 불리는 명물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커다란 지역내 관광자원이 되어, 전 세계적으로 수 많은 관광객과 시찰단이 방문했습니다.

 

그러한 애스트로돔도 점차 노후화가 진행되어, 2000년에 개폐식 천연잔디 돔구장으로 이전했습니다.

에너지 회사인 <엔론>사가 구장 명명권을 30년 총액 1억 달러(약 1200억원)로 구입하여,

구장명은 <엔론 필드>로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2002년 구장 명명권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구장 명명권을 구입한 엔론 사의 분식회계 사건이 밝혀지면서, 결국 경영 파탄상태에 이르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전례없는 상황 속에서 애스트로스 구단은 경제적으로나 구단 이미지나 어려운 사정에 빠지게 됐습니다.

당연히 <엔론 필드>라는 구장 명칭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구장 명칭이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엔론사로부터 220만 달러에 명명권을 다시 사와 일시적으로 <애스트로스 필드>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비로소 대형 음료 메이커인 <펩시>사가 구장 명명권을 구입하여, 최종적으로 <미닛메이드 파크>라고 명명하게 됩니다.

 

이러한 구장 명명권이라는 마케팅 수법은 지금은 다양한 종목에서도 정착되고 있습니다.

NBA 휴스턴 로켓츠의 <도요타 센터>나 애틀랜타 호크스의 <필립스 아레나>를 비롯하여,

NHL의 피닉스 코요테스는 전직 사이트인 <Jobing.com>과의 10년 총액 2500만 달러의 계약을 바탕으로

홈구장을 <Jobing.com 아레나>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태평양 건너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점차 정착되어가고 있습니다.

일본 프로축구 리그인 J리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닛산 스타디움>이나

일본 프로야구 리그인 NPB의 토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팀의 <라쿠텐 모바일파크>,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Pay Pay 돔>,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의 <베루나 돔>

주니치 드래곤즈의 <반테린 돔 나고야>, 히로시마 카프의 <Mazuda zoom zoom 스타디움> 등

일본의 경기장에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한화 이글스의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라는 사례가 있습니다.

 

 

특히 시즌 이외에도 대중가수들의 콘서트나 각종 이벤트 등이 개최되어, 각종 미디어에 구장 명칭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취급'됩니다.

결과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대중들에게 친숙해진 것으로 일반 고유명칭화되어

쉽게 환산할 수 없는 커다란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인 것입니다.

 

MLB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1998년에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사에게

5년 총액 580만 달러에 명명권을 매각하여 구장명을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 콜리세움>으로 변경했습ㅂ니다.

그러나 2003년 5년 총액 600만 달러로 계약을 연장하고, <맥아피>사로 사명이 변경되며

구장명도 <맥아피 콜리세움>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2008년 계약 연장을 원했지만, 오클랜드 구단은 이에 따르지 않고 1966년부터 1998년까지 사용한

<오클랜드 알라메다 카운티 콜리세움>이라는 명칭으로 되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지역 팬들에게 있어서는 명명권이 팔리더라도 <콜리세움>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구장 이름을 몇번이나 바꾸어도 팬들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명명권의 계약기간이 10년, 20년이라는 단위로 맺어지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장기적으로 계속되는 파트너십이 팬들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어슬레틱스의 경우처럼 구장명이 팬들에게 뿌리내리기도 전에 재차 명칭 변경이 이루어지는 것이

도리어 역풍이 되고 만 것입니다.

 

기업 업적에 좌우되어 경기장 이름이 단기간 동안에 여러 번 바뀌면 팬들이나 스폰서, 미디어로부터

높은 평가는 받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프로스포츠는 프랜차이즈권이 명확히 규정되어,

그 범위 내에서 '독점적인 권리'를 인정받게 됩니다.

그리고 프로구단은 공공물로서 시민들의 생활과 문화 속에 깊숙이 침투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명권 비즈니스에 이름을 올리는 기업이 끊이지 않고 나타나는 것입니다.

신흥기업이라면 명명권에 의해 한번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구단이 인정한 기업이 되면 사회적인 지위나 신뢰도도 확립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단 측도 명명권을 교섭할 때, 금액만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구단의 비전이나 이미지'에 맞는 기업인지 여부를 보다 신중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